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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4 줄거리와 총평

by hansamsky 2025. 10. 10.

범죄도시 4

1. 줄거리

  • 《범죄도시 4》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다시 등장하는 순간부터 관객의 긴장감을 쥐어잡는다. 이번 편은 전작의 베트남·필리핀 무대를 벗어나, 국내로 돌아온 사이버 범죄와 불법 카지노 조직을 다룬다. 이제는 주먹보다 기술이 무기인 시대, 하지만 마석도는 여전히 자신의 방식대로 움직인다 — “생각보다 빠르고, 맞으면 끝이다.”
  • 그의 앞에 새롭게 등장하는 적은 배경민(김무열), 전직 개발자 출신의 천재 해커이자 사이버 범죄조직 ‘지오딕스’의 실질적 리더다.
    돈 세탁, 가상화폐 조작, 불법 카지노 등 현실에서도 일어날 법한 범죄가 디지털 공간에서 폭발하듯 전개된다. 범죄도시 특유의 폭력적 리얼리티는 여전하지만, 이번엔 정보전과 심리전이 뒤섞이며 액션이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 초반엔 경찰 내부의 첩보 작전처럼 전개되지만, 이내 전통적인 범죄도시식 전개 — 주먹, 함정, 복수, 그리고 대결 — 로 이어진다.
    마석도는 정보화된 범죄에 휘둘리지 않고 몸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조직 내부의 배신자와 국제적인 해커그룹까지 상대하게 된다. 결국 이야기는 “기술의 시대에도 정의는 여전히 손에 있다”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로 향한다.

2. 연출과 특징

  • 이번 연출은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세련됐다. 감독 허명행은 원래 액션 연출 출신답게 카메라 움직임과 리듬을 정교하게 조율했다. 액션이 단순히 ‘때리고 맞는’ 장면이 아니라, 공간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감각이 있다.
  • 특히 초반 지하 불법 카지노 급습 장면은 <범죄도시> 시리즈 중 손꼽히는 연출 완성도를 보여준다. 조명은 어둡고 번쩍이며, 음악은 전자음 위주로 구성돼 사이버 범죄의 차가운 공기를 표현한다. 중반부의 추격신에서는 도심 속 도로, 골목, 서버실, 고층 빌딩까지 하나의 세트처럼 연결되며 긴장감을 이어간다.
  • 마동석의 액션은 여전히 압권이다. 한 방 한 방이 묵직하고, 타격음만 들어도 통쾌하다. 다만 이번엔 예전보다 감정선이 깊다. 그는 단순히 악당을 때려잡는 존재가 아니라, ‘이제는 시대에 뒤처진 형사’의 느낌을 풍긴다. “내 주먹이 아직 통하나?”라는 질문이 은근히 스쳐 지나가며 캐릭터에 깊이를 더한다.
  • 악역 김무열은 냉정하고 절제된 연기로 이 시리즈의 새로운 색을 입혔다. 폭력보다 이성으로 움직이는 빌런, 그의 차가운 표정 하나가 긴장감을 만든다. 조연진도 알차다. 박지환, 이동휘, 이범수가 각각 다른 톤으로 유머와 리얼리티를 채워준다. 이동휘는 여전히 어설프지만 인간적인 형사 캐릭터로, 무거운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숨구멍이다.

3. 총평

  • 《범죄도시 4》는 결국 “마동석이 만든 장르”다. 이제는 다른 어떤 액션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와 리듬이 있다.
    주먹으로 정의를 세우는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 단순함이 한국 관객에게 통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이런 단순한 ‘정의의 주먹’이 오히려 시원하기 때문이다.
  • 나는 이번 편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하나는 “이건 역시 범죄도시답다.” 액션, 유머, 속도감 모두 흔들림이 없다.
    하지만 또 하나는 “이제 슬슬 끝이 보이는구나.” 마동석의 액션은 이제 안 봐도 비디오처럼 예상이 된다. 그의 타격 타이밍, 리듬, 심지어 농담까지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미있다는 게 이 시리즈의 대단한 점이다. 관객이 이미 결말의 패턴을 알아도, 그 과정의 리듬과 연기가 통쾌함을 만든다.
  • 다만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예정된 시리즈가 이제 몇 편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이번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 세계가 이제 정말 끝날 수도 있겠구나.” 마동석이 이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 건 단순한 액션 그 이상이었다. 그의 주먹에는 정의감, 피로감, 그리고 시대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그가 악당을 쓰러뜨리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장면을 볼 때,나는 ‘이 시리즈가 끝나면 이 시원함도 사라지는구나’ 하는 이상한 공허함이 밀려왔다.
  • 《범죄도시 4》는 완벽하지 않다. 예상 가능한 전개, 익숙한 구조, 어느 정도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하지만 시리즈 팬이라면, 그 익숙함 자체가 ‘맛’이다. 마석도의 주먹은 여전히 통쾌하고, 악당의 비명은 여전히 음악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건,
    “그래도 이런 영화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감정이다.
  • 평점(5점 만점):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