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데드풀과 울버린 줄거리와 총평

by hansamsky 2025. 10. 3.

데드풀과 울버린 유니폼 색 조합도 괜찮다.

1. 줄거리

  • 《데드풀과 울버린》은 기존 히어로 영화의 문법을 비틀고 풍자하면서도, 동시에 두 전설적인 캐릭터를 한 스크린 위에 올려놓은 독특한 작품이다. 영화는 데드풀의 평소답지 않은(?) 진지한 서두로 시작한다. 그는 여전히 무자비하고 말 많으며, 상황을 가볍게 던져버리는 인간 무기 같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 속에 끌려 들어간다. 어느 날 다중우주의 균열이 열리면서 데드풀은 뜻하지 않게 울버린과 마주하게 된다. 이 만남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서로를 견디지 못하는, 일종의 기묘한 동행의 시작이다.
  • 울버린은 언제나처럼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긴다. 과거의 상처와 깊은 분노가 여전히 그를 지배하고 있으며, 데드풀 같은 존재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골칫덩어리다. 반면 데드풀은 울버린을 끊임없이 놀리고, 농담을 던지고, 심지어 카메라를 향해 관객에게 말을 걸어버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기존 히어로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메타적 전개”를 전면에 내세운다. 관객은 두 캐릭터가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영화와 장르 자체를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 이야기의 중심은 다중우주 속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새로운 위협이다. 곳곳에 변형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두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호흡과 충돌이다. 전투와 대립, 잠깐의 연대와 또다시 이어지는 갈등은 영화 내내 리듬을 만들어내며 관객을 붙잡는다.
  •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거대한 적과의 싸움이 벌어진다. 울버린은 본능적으로 정의와 책임을 택하고, 데드풀은 엉뚱하지만 효과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수습한다. 두 사람의 방법은 전혀 다르지만, 그 차이가 결국 위기를 해결하는 힘이 된다. 마지막 순간조차 영화는 장엄함 대신 코믹한 여운을 남기며, 히어로들이 꼭 고뇌와 희생으로 끝나야 한다는 공식을 뒤집는다.

2. 연출과 특징

  • 《데드풀과 울버린》은 기존 마블 영화들이 흔히 보여주던 전형적인 구성을 의도적으로 비껴간다. 화면은 때로는 과도하게 잔인할 정도로 폭력적이지만, 그 폭력은 결코 무겁지 않다. 잘려 나가는 사지와 피 튀기는 장면조차 웃음과 풍자로 바뀌고, 관객은 스스로 “이게 왜 이렇게 웃기지?”라고 되묻게 된다. 이는 데드풀 시리즈 특유의 블랙코미디와 병맛 유머가 이번에도 유효하다는 증거다.
  • 연출은 두 캐릭터의 대비를 극대화한다. 울버린은 늘 어둡고 묵직한 톤으로 잡히며, 카메라는 그의 발톱과 근육, 고독한 표정을 클로즈업한다. 반면 데드풀의 장면은 속도감 있는 컷, 엉뚱한 음악, 불필요할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농담이 가득하다.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움이 번갈아 부딪히며 독특한 긴장감을 만든다.
  • 사운드 디자인도 영화의 코미디 감각을 살린다. 심각한 전투 장면에突발적으로 삽입되는 가벼운 팝송, 폭발음과 동시에 터지는 데드풀의 농담, 그리고 울버린이 이를 갈며 내뱉는 한숨이 어우러지며 묘한 리듬을 만든다. 액션이 끝날 때쯤이면 관객은 긴장했다가도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케미는 말 그대로 영화의 심장이다. 레이놀즈는 이번에도 데드풀을 자기 피부처럼 소화하며, 현란한 대사와 몸짓으로 화면을 꽉 채운다. 휴 잭맨은 오랜만에 울버린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깊이 있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둘의 대립은 마치 서로 다른 세계관의 배우가 한 작품에 들어온 듯한 이질감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데, 바로 그 충돌이 웃음을 배가시킨다.
  •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영화가 스스로를 끊임없이 패러디한다는 것이다. 기존 마블 영화, DC 영화, 심지어 헐리우드 영화 산업 전체를 향한 조롱과 패러디가 대사와 장면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관객은 하나하나 발견할 때마다 피식 웃게 되며, 이것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이 된다.

3. 총평

  •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흔히 말하는 “어른들의 매운맛” 같은 걸 제대로 느꼈다. 보통 히어로 영화는 멋지고 장엄한 음악과 웅장한 액션으로 가득 차 있지만, 《데드풀과 울버린》은 그런 틀을 대놓고 부수어 버린다. 여기에는 진지한 영웅담 대신 병맛 같은 농담과 예측 불가능한 유머가 있고, 그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 특히 데드풀 캐릭터는 정말 지루함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그는 상황을 끊임없이 비틀고, 심지어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어 장면의 긴장을 깨버린다. 보통 다른 히어로 영화라면 집중을 방해한다고 느낄 수 있는 이런 요소가, 데드풀에게서는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한다. 울버린이 가진 진지함과 충돌하면서 두 사람의 대비는 더 선명해졌고, 나는 이 묘한 호흡 덕분에 영화 내내 긴장을 놓지 못했다.
  • 물론 이 영화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다. 장엄한 히어로 서사를 기대하고 온 관객이라면, 지나치게 가볍고 농담에 치우친 전개가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히어로 영화도 웃기고 엉뚱하게 갈 수 있다”는 걸 즐기는 관객에게는 이만한 작품이 없다. 킬링타임용으로도 완벽했고, 기존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비튼다는 점에서 장르적 신선함도 있었다.
  •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케미였다. 두 사람은 스크린 위에서 서로를 몰아붙이면서도 결국에는 함께 서사를 완성하는데, 이 호흡이 없었다면 영화는 이렇게 재미있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이 두 배우가 앞으로도 또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결국 《데드풀과 울버린》은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에 지친 사람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는 작품이다. 어두운 진지함 대신, 뻔뻔한 웃음과 병맛 코드가 주를 이루며, 관객에게 “이래도 되네?” 하는 해방감을 선물한다. 나에겐 이 영화가 단순한 웃음을 넘어, 히어로 장르가 얼마나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 평점(5점만점): 4.3